사단법인 희망씨는 노동자 중심의 나눔문화 확산을 통해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생활문화운동을 한다는 목적으로 2013년 11월3일 설립됐다. 희망씨는 노동자들의 직접 실천을 기반으로 다양한 나눔연대사업을 한다. 취약계층 아동청소년 지원사업인 ‘희망울타리-희망키움사업’, 한국에서 이주노조 활동을 하다 네팔로 귀환한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네팔아동학교보내기사업’, 조합원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진행하는 ‘과일나눔’ ‘집수리’ 사업이 대표적이다. 희망씨 활동가들과 사업 참여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한다.<편집자>

▲ 박예나 사단법인 희망씨 청소년사업국장▲ 박예나 사단법인 희망씨 청소년사업국장

지난 7월 전태일기념관 전시로 호평을 받았던 청소년 예술가 전시회 <시선 : 청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 강북노동자복지관에서 다시 열린다. 강북노동자복지관의 요청으로 성사된 앙코르 전시회다. 전시 기간은 23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다. 강북노동자복지관에는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가 자리 잡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청소년 작가 3명의 파격적이고 수준 높은 회화 작품을 접할 수 있다. 파트 1은 ‘차별, 불평등한 세상’을 주제로 한 강하연 작가의 <기타(ETC) 범주화> <교과서 밖> 작품이 전시된다.

파트 2는 ‘청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 주제다. 박마리 작가의 그림 <방황> <애현욕> <어른뿌리> <전태일> <패광악> 6개 작품이 소개된다. 파트 3은 ‘청소년들이 꿈꾸는 세상’으로 신수민 작가가 작업했다. 신수민 작가는 <뒤엉킨 그곳> <장벽> <시위> <자아> <위로> <끝>을 출품했다.

희망씨, 청소년 작가들 만나다

사단법인 희망씨는 청소년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펼쳐 갈 수 있도록 교육문화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만났던 청소년, 그리고 청소년 서포터스에 함께하고 싶다고 표현한 청소년들과 같이 전시회를 준비했다.

전시회는 희망씨 공간에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는 한 청소년의 말에서 시작됐다. 전시회를 계기로 청소년들과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길게는 4년, 짧게는 수개월 만났던 청소년들이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자신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담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는 공간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갖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시작하게 된 전시회는 기획·준비·제작·전시 전 과정을 통해 청소년이 바라본 세상, 나아가 앞으로 실현해야 할 세상, 그리고 노동과 노동조합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 지난 7월 전태일재단 전시회 당시 풍경. <희망씨>▲ 지난 7월 전태일재단 전시회 당시 풍경. <희망씨>

청소년들이 스스로 준비한 전시회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파트 3을 담당한 청소년의 한마디가 전시회 준비 기간 내내 무겁게 마음에 남았다.

“선생님, 청소년들이 꿈꾸는 세상을 그리려 했더니 여러 이유로 현실에 부딪히는 장벽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제가 본 세상의 느낌을 그대로 담아 첫 작품을 <장벽>으로 표현했어요.”

현실을 부딪혀도 깨지지 않는 장벽으로 느끼고, 그런 세상을 바라보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청소년이 가졌을 감정들이 그림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런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선배 노동자로서 미안함과 책임감이 크게 밀려왔다.

그래도 “어떤 작품을 그리는 작가가 돼야 하는가”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거나, “작가로서의 출발이 희망씨와 다른 작가들과 함께하는 전시회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고 이야기한다.

“전시회를 통해 내 이야기를 세상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더 많은 청소년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반짝이는 눈빛으로 시종일관 희망씨 활동가들에게 힘을 주던 이들을 잊을 수 없다.

이렇게 얘기하는 친구도 있었다. “이번 전시회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청소년들은 ‘자유’를 원하거든요. 어른들이 우리들 얘기를 경청하고 관심으로 손을 따뜻하게 잡아 줬으면 좋겠습니다.”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청소년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

▲ 지난 7월 전태일재단 전시회 당시 풍경. <희망씨>▲ 지난 7월 전태일재단 전시회 당시 풍경. <희망씨>

청소년 작가들의 전태일기념관 전시 이후

전태일기념관 전시회를 마치고, 한 청소년의 집이 있는 경기도 안양에 다시 모여 소감을 나눴다.

“희망씨를 만나고 미술학원을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었고, 작품 전시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어요. 저도 어른이 되면 꼭 청소년들에게 미술이나 음악을 알려 주며 받은 것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TV나 인터넷에서 투쟁하는 노동조합 모습만 알았지 이렇게 많은 나눔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는 처음 알았어요. 노동조합의 이런 활동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고 싶어요.”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딜라이브지부와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의 사회공헌기금으로 청소년들의 꿈을 응원하는 교육문화지원사업을 할 수 있었고, 그것을 계기로 이번 전시회를 진행하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된 청소년들은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아름다운 청소년들의 고민과 이야기가 담긴 전시회가 다시 한번 10월 한 달간 강북노동자복지관에서 진행된다. 꼭 관심을 가지고 찾아 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멋지게 그려 나간 청소년들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꼭 남겨 주시라. 노동조합의 작은 날갯짓이 어떤 이들에겐 꿈으로, 그리고 노동과 노동조합에 대한 변화의 시선으로 다가간다는 것, 그것이 노동조합이 손 맞잡고 앞으로 나아갈 사회 변화의 시작점이 아닐까.

[사단법인 희망씨] 10월 청소년 예술가 앙코르 전시회 열린다 < 희망씨 < 가치, 모아 < 기사본문 - 매일노동뉴스